지난봄에 평소와 같이 건강검진을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지에 선명하게 적힌 두 글자를 보고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암이라는 신호와 추가 검진을 하기까지 길고 암울했던 시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초기 진단을 받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랍니다.
1. 검진항목
위장검사, 동맥경화검사, 특수고밀도, 특수초음파(갑상선, 골반 등), 복부초음파(간, 신장, 담낭, 췌장, 비장), 안저안압 등 이외에도 척추CT까지 진행했는데 보통 이 정도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건강검진을 할 때 집 근처에서 하다가 이번에는 좀 더 꼼꼼하게 봐줄 것 같은 KMI로 가보았습니다. 직장 검진이지만 비용을 납부하는 경우 대체로 30만 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2. KMI검사 후기
KMI는 정말 북새통이였습니다. 전에도 한번 받아본 적이 있지만 그때보다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다 보니, 검진해 주시는 의사분들도 거의 기계적으로 진료 및 검진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다시 하게 된다면 KMI보다는 일반 건강검진이 가능한 병원을 가려고 합니다. 대화도 형식적이고 제대로 물어볼 수도 없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제인 갑상선 초음파를 볼 때도 전에 병원에서 다른 말 없던가요? 이게 끝이었습니다. 뭐가 '있다' '없다' '이상하다'라는 말도 없더라고요.
3. 검진결과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검진 결과가 등기로 날아옵니다. 갑상선의 경우 '우엽에 앞뒤로 긴 저에코 결절의심 소견'이 있고 뒤이어 '악성(암)'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통보되었습니다.
아니! 검사할 때는 아무런 말도 없더니 갑자기 악성 의심?
이 정도면 검사할 때라도 어느 정도는 얘기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검진센터는 검진센터일 뿐이라는 어느 의사분의 이야기를 듣고 참기로 했습니다.
4. 갑상선 암 의심 소견일 때 해야 할 일
내가 갑상선 암 의심소견을 들었다면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잘하는 병원 2~3군데 선정하기(갑상선카페 참고)
- 연락해서 일단 예약 잡기 (특히 세부검사 예약 빨리 잡기)
- 검진 했던 병원에서 의료기록(CD, 결과지) 등을 준비하기 / 대학병원의 경우 방문시 의뢰서 필수지참이므로 의뢰서의 유효기간 참고하여 준비하기.
- 보험약관 확인하기(어느 정도까지 보장여부)
- 로봇수술과 절제수술 중 선택하기
(로봇은 약 1000만 원, 절제수술은 약 300만 원선)
위와 같은 순서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저는 일단 카페만 가입하고 병원 알아보느라 예약도 안 하고 있었는데 일단 예약을 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예약을 최대한 빨리 잡기 위해서예요. 나중에 취소해도 되니까 일단 예약을 해 두세요.
5. 긴 저에코 결절
특히 갑상선에서는 앞뒤로 긴 저에코 결절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또한 그 문제로 악성 의심 소견이었던 거고요. 저의 경우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모양이 좋지 않았기에 악성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러한 결절로 갑상선 암을 판단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더라고요.
6. 갑상선 암을 진단하는 요인 3가지
- 크기 : 1cm 이상의 큰 결절
- 모양 : 동그랗지 않고 길쭉하거나 불규칙한 모양
- 경계 :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 과거와 차이 : 과거에 비해 커지는 경우
7. 세침검사
갑상선 악성으로 진단되는 경우 세침검사를 통해 좀 더 정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3차 병원을 예약 했었는데, 정밀 검진결과가 나오기까지 마음 졸이는게 싫어서 그냥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했습니다. 3차 병원 예약은 두고,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셨던 분이 개원한 갑상선 전문으로 유명한 병원이 있다해서 그곳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검사를 누가 하던 만약 수술을 하게 되면 한분이 진행하신다고 해서 수술까지 맡겨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예약 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8. 정밀검사 과정
상담-초음파-세침검사
먼저 기본적인 건강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상담을 한 후에 대략적인 파악을 한 후 초음파로 먼저 다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곳의 초음파는 다른곳에 비해서 좀 더 선명한 느낌이 있었고, 임신 했을 때 초음파 보듯 초음파 화면을 함께 보면서 설명을 듣게 되므로 좀 더 이해가 되고 내 몸의 정확한 상태를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저의 경우 결절이 갑자기 많아진 상태였으며, 모양이 불균형 하지만 이런 결절들이 작게작게 많이 있는 편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갑상선 양쪽 모두 암이거나 아니면 모두 상처와 같은 것일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양쪽 모두 세침검사를 진행했는데, 살짝 따끔한 정도 였습니다. 세침검사 후기에 보면 어떤분은 검사할 때도 아프고, 검진 후 목이 많이 불편한 경우도 많다고 들었지만 다행히 제가 한 곳에서는 당일 살짝 불편함 빼고는 후유증은 없었습니다. 결과는 3일 정도 후에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만일 2일에 검사하면 5일에 결과가 나옵니다.
와우~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생각보다 꽤 길어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작성하겠습니다. 내일은 이후 정밀검사 결과와 갑상선 암의 심각성 정도까지 포스팅 해 볼게요~!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건강은 잃기전에 잘 챙겨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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