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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s/홈스쿨

꼼록이 아빠의 원효대사 해골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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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꼼록이 아빠의 이야기를 기록해 봅니다. 그동안 다른 일들에 신경쓰느라 기록이 늦었지만,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기록 해 보려 합니다. 

 

원효대사 해골물

[출연진]
꼼록이 : 아빠
안꼼아 : 엄마
워니 : 아들
유니 : 딸

 

여느날과 다름없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대부분 아침식사를 모두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합니다.)

 

그런데,

 

유니 : 엄마, 이거 매워

 

갑자기 잘 먹고 있던 워니도,

 

워니 : 엄마, 이거 매워

 

안꼼아 : 응? 매운거 안넣었는데?

 

유니 : 그냥 안먹을래

(원래 유니는 입맛이 까다로워서 먹기 싫을 땐 별의별 핑계를 대면서 안먹는다고 딱자르죠.)

 

안꼼아 : 그래. 근데 워니야, 넌 아까 잘 먹고 있었잖아. 그리고 원래 매운것도 잘 먹지 않아?

(사실 매운 음식은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유니가 먹기전에 이미 워니는 맛있다며 냠냠 먹고 있었던 상황이였죠...;; 그랬더니 옆에서 지켜보던 꼼록이 아빠가 묻습니다.)

 

 

꼼록이 : 워니야, 혹시 해골물 알아?

 

워니 : (안물안궁... 이라는 표정... 그래도 대답은 해야 될 것 같아서)

          응, 원효대사 이야기잖아.

 

꼼록이 : 원효대사랑 해골물이랑 어떤 이야기야?

 

워니 : 밤에 해골물을 마셨는데 아침에 보니 썩은물이였다는 이야기야.

 

(단순히 내용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다시 제대로 인지 시켜주고 싶은 꼼록이)

꼼록이 : 원효대사가 엄~~~청 높은 산을 오르고 있었어~

워니 : 응.

꼼록이 : 근데 깜깜해 진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워니 : 집에 가서 쉬어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꼼록이 : 응, 그래.. 근데 거긴 집이 없었어.

워니 : 그럼 내려가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꼼록이 : 너무 높이 올라왔고, 깜깜해져서 내려갈 수도 없었데.

워니 : 그럼, 동굴같은데 들어가서 쉬었다가 가야지

 

꼼록이 : 그래, 그래서 원효대사가 동굴에 들어갔데. 밤이니까 뭘 했을까?

 

워니 : 잠을 잤겠지?

 

꼼록이 : 그래, 그래서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너무 목이 마른거야.

 

워니 : 산속물은 깨끗하니까 떠다 마시면 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꼼록이 : 그래, 근데 밤이여서 깜깜하니까 주변을 더듬더듬 찾았는데 물이 담긴 그릇이 있는거야.

 

워니 : 마시면 되겠네

 

꼼록이 : 응, 그래서 정말 맛있게 마셨데.

 

워니 : 응. 그래서?

 

꼼록이 :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난밤에 맛있게 마신 물은 뭐였을까?

 

워니 : 해골물?

 

꼼록이 : 해골물이 뭐야?

 

워니 : 해골에 있는 물?

 

꼼록이 : 그 물이 깨끗했을까?

 

워니 : 글쎄~?

 

꼼록이 : 해골물은 오랫동안 담겨있던 물을 의미하는 거야. 

 

워니 : 아~! 그럼 상했겠는데?

 

꼼록이 : 그렇지, 원효대사는 그 상한 물을 먹고도 맛있다고 했던거지.

 

워니 : 왜그랬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꼼록이 : 아침에 일어나서 그 상한물을 먹을 수 있었을까?

 

워니 : 아니, 상한걸 알았으니까 못먹겠지.

 

꼼록이 : 바로 그거야! 깨끗한 물이라고 생각했으니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거고, 상했다고 생각하니까 못먹는거야.

 

워니 : ....

 

꼼록이 : 방금전에 워니는 이거 맛있게 먹고 있었지?

 

워니 : 응

 

꼼록이 : 근데 유니가 맵다고 하니까 매운 것 처럼 느껴졌지?

 

워니 : 응...아...  (깨달은건가??)

 

꼼록이 : 엄마는 매운 걸 넣지 않았어. 그런데 유니가 앞에서 맵다고 하니까 워니도 그 이야길 듣고 매운 것 처럼 느껴진거지.

 

워니 : 맞아. 사실은 안매웠어.

 

꼼록이 : 응, 그것처럼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거야. 워니가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먹으면 맛있어 지는 거고, 맛없다고 생각하면 맛없어 지는 거야.

 

워니 : 아! 맞아. 전에 엄마가 얘기해줬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거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거래.

 

꼼록이 : 그렇지! 그걸 원효대사 해골물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였던거야.

 

워니 : 아~ 그렇구나. 맛있게 먹을게요!


 

이 일로 안꼼아와 꼼록이 워니와 유니는 아침식사를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유니는 이러거나 저러거나 본인의 생각과 신념이 확고해서 별로 흔들리는 일은 없지만요,

워니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공감을 많이 하는 편이라 좀 더 맛있게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워니와 유니는 모두 좀 더 생각하는 관점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 했답니다.

 

간혹,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일이 있으면 이야기를 꺼내는 꼼록이 아빠.

꼼록이 아빠의 오늘 하루도 아이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을 늘 고민하고 연구한답니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오늘도 모든 부모님 파이팅!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