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s/홈스쿨

고교학점제, 왜 문제 될까? 해외 사례는 어떤데? 우리도 잘하려면?

요정만세 2025. 4. 6. 01:33
728x90
반응형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은 주제지만, 막상 내용을 정확히 알고 계신 분은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이 글에서는 고교학점제가 무엇인지, 무엇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지, 그리고 해외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려고 합니다.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요?

고교학점제는 말 그대로 고등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고등학교를 ‘대학교처럼 운영하자’는 취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처럼 반 전체가 똑같은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마다 선택한 과목이 달라지고, 각자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듣기에는 참 좋아 보이죠? 그런데 실제로 시행해보니 여러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점들이 문제일까요?

1. 학교 간 선택 과목의 격차

도시의 대형 고등학교들은 교사 인력과 교실 공간이 충분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지만,

작은 학교나 농어촌 학교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과목 수가 매우 적습니다.

결국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구조 속에 있는 학생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2. 교사 인프라 부족

선택 과목이 다양해질수록 그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사도 함께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교사들에게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새로운 과목이 개설되더라도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3.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겐 부담

고등학생, 특히 1학년 시기에는 아직 진로가 확실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너무 일찍 과목 선택을 요구받게 되면, 진로에 대한 압박감과 혼란이 동시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아직 방향을 못 잡은 아이들에게는 이 제도가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복잡한 시간표 운영

학생마다 듣는 과목이 다르다 보니 시간표를 짜는 일도 매우 복잡해집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교사 배정과 교실 운영 등을 고려해 시간표를 구성해야 하므로 행정적인 부담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학교 내부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는 어떨까요?

고교학점제는 한국만의 제도는 아닙니다.

이미 미국, 핀란드,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는 비슷한 제도를 오래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고교학점제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필수 과목 외에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매우 다양하며,

심지어 AP(대학 수준 수업)나 진로 특화 프로그램 등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심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하지만 지역 간 학력 격차, 학교 간 자원 차이로 인해 교육의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학생의 자율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동시에 존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생이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사 역시 진로 상담이나 교육 설계에 매우 능동적으로 참여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역시 선택과목의 범위를 늘렸지만, 여전히 수능 중심의 입시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습니다.

결국 고등학교에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도, 대학 입시가 정해진 틀에 맞춰져 있다 보니 실질적인 선택권이 제약받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고교학점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도만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지탱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첫째, 온라인과 연합형 수업 확대가 필요합니다.

규모가 작은 학교들이 다양한 과목을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학교가 함께 수업을 개설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동 수업을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둘째, 교사 재교육과 전문성 강화가 절실합니다.

단순히 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학생의 진로를 함께 설계하고 상담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선택과목별 전문 교사 확보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셋째, 충분한 진로 탐색 시간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다양한 직업 세계를 체험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과목 선택을 하더라도 부담보다는 설계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넷째, 교육 문화 자체를 바꾸는 노력이 병행돼야 합니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 정해진 길만이 정답인 사회적 인식에서 벗어나

‘실패해도 괜찮다’, ‘다양한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학교와 사회 전반에서 함께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고교학점제는 분명히 학생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하지만 자유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진짜 자유가 될 수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자유는 오히려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는 제도가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할 시스템과 문화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준비하고, 현실에 맞게 조율해 나간다면

고교학점제는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제도라고 믿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고등학생 자녀를 두신 분이 계시다면,

아이와 함께 진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목 선택이 부담이 아니라, ‘내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요.

반응형